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 밥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떼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 부르다"~~"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깍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들어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을 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넋두리인줄만 알았습니다.
한밤중에 자다깨어 방 한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그 모습을 본 후론...
아~ 어머니......
어머니...
당신은 그러면 안되는것 이었습니다...
어버이날이 바로 내일이다.
여전히
엄마 앞에 죄인인 나는
꿈속에서조차
눈물이 앞선다.
아니
차라리 통곡이라 해야 맞을 것이다.
그렇게 가셔버릴 불 알았더라면...
좀더
붙잡을 마음이었어야 했다...
평생을
자식 위해 헌신해 주신 엄마를
그리 쉽게 보내드리는 게 아니었는데...
'엄마!
치매 해도 좋으니까
살아만 있어줘...'
눈물을 삼키며
더듬더듬 뻔뻔하게
호흡기 꽂고 중환자실에 누워계신 엄마께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말이었다...
내 손을 꽉 붙잡으신
그 속 마음을 나는 난다.
'쓸 데 없는 돈 쓰지말고
퇴원시켜...
니 돈만 축내니까...'
엄만 늘 그러셨다...
치매하면 요양원에 보내버린다는 말로
엄마 마음을 후볐을 못된 딸이
치매해도 살아만 주시라고
손 붙잡고 눈물로 애원했던 순간을
아마 죽어서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오늘 오후엔
연분홍 카네이션 하나 들고
엄마 산소엘 다녀와야겠다...
몇 년이 더 지나야
편안한 마음으로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
엄마...
아직도 이 딸뇬 못 미더워
세탁 걱정
반찬걱정 하시는 건 아니지?
우리 아이들
엄마가 잘 키워주셔서
얼마나 든든하고 착하게 사는지 몰라...
아침부터 눈물이 흐르는 걸 보니
속으론 엄마를 많이 기리워하나 보다...
한 번도 직접 해 드리지 못한 말...
엄마...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