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아름다운건/이해인
가을이 아름다운건
구절초, 마타리, 쑥부쟁이꽃으로
피었기 때문이다
그리운 이름이
그리운 얼굴이
봄 여름 헤매던 연서들이
가난한 가슴에 닿아
열매로 익어갈 때
몇 몇은 하마 낙엽이 되었으리라
온종일 망설이던 수화기를 들면
긴 신호음으로 달려온 그대를
보내듯 끊었던 애잔함
뒹구는 낙엽이여
아, 가슴의 현이란 현 모두 열어
귀뚜리의 선율로 울어도 좋을
가을이 진정 아름다운 건
눈물 가득 고여오는
그대가 있기 때문이리
그대가 있기 때문이리
앞으로 가면 가는 만큼 따라오고
물러서면 물러선 만큼 뒷걸음질치고
자전거 앞바퀴와 뒷바퀴는
내 안에 머물면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늘 나를 지켜주는 그대를 닮았군요.
-아름다운 말중에서-
즐거운 명절 보내셨죠?
활기찬 한 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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