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잊음을 위하여...

제 1483호 2008년 4월 15일 To. 아름다운 당신 ‘아름다운 당신의 소중한 잊음을 위하여’ 사노라면 잃어버리는 것들이 많아요. 잊어버리는 건 더욱 많고요. 당신도 그럴 거예요. 잃고 잊으며 그렇게 살고 있죠? 살다 보면 잃지 말아야 할 것은 별로 없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제법 많아요. 그런데 문득 잊고 있는 순간들이 있어요. 그래서 쏙쏙 마음이 아파요. 참 귀한 기억들을 흐르는 시간 따라 잊고 있구나, 참 소중한 사람들을 밀려가는 세월 따라 그만 잊고 말았구나…….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어요. 기억들에게 미안하고, 소중한 이들에게 더욱 미안해서 가만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마음이 이렇게 소곤대는 소리가 들려요. 아니야, 그건 잊은 게 아니라 고이 간직하고 있는 거야. 아니야, 그건 미안해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일이야. 잊고 잃으며 그렇게 살아야 흘러갈 수 있거든. 비우고 또 비워내야 비로소 간직할 수 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