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자작글-

노후대책

이쁜꽃향 2008. 10. 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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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햇살에 눈이 부시다.
      그늘을 찾아 잠시 한숨 돌리고 계시는
      얼굴에 주름 가득하신 할아버지의 모습이
      오늘따라 한가로워 보인다.
      점심은 드셨을까...
      이 좋은 날에 함께 동무하실 친구분도 없으셨을까...
      갑자기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문득...
        아버지와 사이가 별로 좋지않다는
        친구 아들녀석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 다음에 엄마는 고급 실버타운에 보내드리고
        아빠는 무료 양로원에 보낼거야~~'라고 했다던...
        그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지만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싶어
        나도 아이들에게 물었었다.
        '엄마~!난 건축 공학 전공해서
        아주아주 멋진 실버타운을 지어서
        VIP실을 엄마방으로 해줄께~'
        빈 말일지라도 기특하다 여겼는데그
        뒤에 붙이는 말...
        여자친구네 부모님이랑 함께 모시겠단다...ㅉㅉ
        별로 안 이쁜 녀석 같으니라구... 고령화시대가 되고 보니
        홀로 사는 노인들 문제가 자꾸만 불거져 나온다.
        올 봄 친정엄마가 돌아가신 동서네는
        친정 아버님 혼자 살고계셨다.
        여름방학 끝나고 인사차 들렀더니
        세상에나...돌아가셨더란다...
        자녀들이 모두 성공해서 잘 살고 있음에도
        임종 지킬 자녀들은 하나도 없었다니...
        먼 이웃의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너희들은 이 다음에 엄마가 혼자 살고있거들랑
          아침 저녁으로 무사한가 꼭 전화 해보도록햐~~'
          작은 엄마가 왜 안 오셨느냐는 아이들의 물음에
          사연을 알려주고 당부 겸 말을 꺼냈다.
              '아침마다 전화 안해도 되게
              엄마랑 함께 살면 되지 뭐~'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담담히 말을 잇는 큰 아이.
              표정을 보아하니 진담인 모양이다.
              나 : '니 마눌이 싫어할텐디?'
              큰아이: '싫어하지않을 여자로 얻으믄 되제...'
              나: '그 마눌이
              너 없을 때 엄마 구박하면 어쩌고?'
              큰+둘째 아이 : '내 생각엔
              엄마가 며느리 구박할 것 같은디~~~'
              두 녀석이 옳소~하며 주거니 받거니 맞장구 친다.
                나 : '그럼, 엄만 혼자 살테니까
                니 아빠를 니가 모시고 살면 어떨까?'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이어지는 말...
                큰아이: '기냥 장가 안 가고 혼자 살라요~~'
                둘째: '형아야~!
                나는 무조건 형아가 장가 간 뒤로 갈란다~~'
                실소하고 말았지만
                이젠 서서히 밝은 노후를 위하여
                건강도 챙기고
                다른 대책도 세워야할 때가 아닐런지...^^
                적어도...
                이 좋은 가을날 낮에
                홀로 외로이 구석지에서 그늘을 찾아 웅크리고 있느니 보단
                함께 산책할 수 있는 친구 정도는 있어야하지 않을까...
                나이가 들어갈수록
                친구보다 더 좋은 이는 없다던데...
                자주 만나고
                자주 우의를 돈독히 다지다 보면
                아름다운 내일이 오리라 믿네...^^
                  모두들 함께 더불어 살아갈 내일을 위해
                  건강과 행운이 가득한 아름다운 가을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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