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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 내리는 날 - 이 해인

이쁜꽃향 2010. 1. 7. 10:35

    흰 눈 내리는 날 - 이 해인




    흰 눈 내리는 날
    밤 새 깨어있던
    겨울나무 한 그루
    창을 열고 들어와 내게 말하네



    맑게 살려면
    가끔은 울어야 하지만
    외롭다는 말은 함부로 내뱉지 말라고



    사랑하는 일에도
    가끔은 마음이 닫히고
    꽁해지는 나에게
    나보다 나이많은 나무가 또 말하네



    하늘을 보려면
    마음을 넓혀야지
    별을 보려면 희망도 넓혀야지



    이름없는 슬픔의 병으로
    퉁퉁 부어 있는 나에게
    어느새 연인이 된 나무는
    자기도 춥고 아프면서 나를 위로하네



    흰 눈 속에 내 죄를 묻고
    모든 것을 용서해 주겠다고
    나의 나무는 또 말하네


    참을성이 너무 많아
    나를 주눅들게 하는
    겨울 나무 한 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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