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자작글-

행복 충전

이쁜꽃향 2008. 6. 23. 16:48

모처럼 기차여행의 기분 좀 만끽하려했더니...

전라도 사람과 웬수지셨나...

전라도민을 완존  비하하는 남대문 시장통 할머니 야그를

전북에서부터 천안까지 귀가 따갑게 들으며

그녀가 젊은 여자였더라면

내 성질에 한바탕 했으려나...^^

 

듣기 싫어 꾹 참으려

정신 이탈시켜

보고싶은 내 아이들에게로 보내고...

 

역에 들어서니

수십 번 다녀도 길을 못찾는 어미 마중나온

큰 아이의 미소가 먼저 반긴다.

좀 늦게 도착한 둘째와 합류하여

그 동네에서 가장 맛있다는 음식점으로 안내한다.

 

맛있게 행복하게 저녁을 먹고

계산대에 내 카드를 내미려하니

굳이 만류하며 큰 아이가 계산한단다.

어쭈구리~~

지도 돈 번다 이거쥐이~~

 

방에 들어서자

냉장고에서 주섬주섬 물건들을 꺼내

부지런히 상차림에 분주한 아이들...

과일이 듬뿍 장식된 생크림 케익에

발그레한 와인

그리고 치즈와 과일들...

 

케익에 불을 밝히고 갑자기 방 불을 끄더니

'하나, 둘, 셋~'

'생일 축하합니다~~'

코 밑 수염 거뭇거뭇하게 장성한 두 녀석은

박자 맞춰 손뼉을 치며

어릴 적 할머니 할아버지 생신 때 그랬듯이

큰소리로 합창을 한다.

너무나 진지한 그 모습에

웃음이 터지려했지만 꾹 참고...

 

노래가 끝나자 선물을 내민다.

뭘까 내심 궁금했는데...

 

'엄마~

순금이 하도 비싸서

18K 발찌 샀엉~

팔찌는 여러 개 있는 것 같아서...'

 

헉~~!!

내 아들이 아니면 결코 생각할 수 없는 ...

 

혹시...

생일 때

아들넘들에게서

발찌 선물 받아 본 친구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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