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자작글-

결혼풍속도

이쁜꽃향 2008. 5. 29. 10:24

친정 조카 결혼식...

 

빼어난 미모가

유난스레 눈부시게 빛난다고 느낀 건

'팔은 안으로 굽는다' 때문만은 아니다.

그녀는 정말 예뻤다.

연세 세브란스 병원 곳곳에 붙어있는 

화보의 모델이기도 한다니까

남들도 인정하는 미모임이 분명하다.

 

'내가 고모를 미워한 것도 아닌데

성격까지 고모를 쏙 빼 닮았어~'

예쁜 딸을 보내야만하는 서운함이 가득 배인

올케의 뒷말이 듣기 싫지만은 않은 건

내가 봐도 너무 예쁜 아이이기 때문이다.

은근 슬쩍 그 기준에 날 얹어넘기는 심뽀~ㅋㅋ

 

신랑이 ROTC출신인가?

군복 차림의 칼잡이(?)들이

신랑신부의 퇴장길에  2열로 늘어섰다.

 

관문을 통과해야만 끝난단다.

첫 관문에선

신랑 구두를 벗어

하객들에게 얻어 낸 용돈을 가득 채우란다.

'한 푼만 줍쇼~'

굽신거리며 돌아다니는

텔런트 유준상과 판박이인 연미복 차림의 신랑 너스레에

예식장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마지막 관문,

'신랑은

신부를 더 사랑하십니까~

어머니를 더 사랑하십니까?'

모두의 시선이 신랑의 입으로 모인다.

 

옆자리에 앉은 아들넘들에게 잽싸게 물었다.

"얘~

너희들은 저럴 경우

뭐라고 대답할거냐?'

 

큰 넘은 빙그레 미소만 지은 채 날 바라본다.

'이궁~

울 엄미는 증멀 못 말려~

딱 그 표정인 게 분명하다.

 

둘째와 시선이 마주쳤다.

"엄마~!

저런 땐 무조건

여자를 사랑한다고 대답해야 한댔어."

이런 싸가지...

 

"뭐?

누가?

왜? 뭐땜시??"

 

"울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엄마는 아들을 이해해도

마누라는 이해 못하니까

무조건 여자를 좋아한다고 답하라던데..."

 

이런...쓱을 넘...

선생님 말씀을 그렇게도 잘 기억한다면

공부도 전국 수석은 해야하지 않냐??

 

결국

신랑은 큰소리로

'신부를 더 사랑함돠~'라고 했다.

곧바로

벌칙이 내려졌다.

신랑은 '전 불효자입니다'를 세 번 외치고

오리걸음으로 어머니께 기어가 사죄하라는...

 

신랑이 '어머니~!

죄송합니다~사랑합니다~'를 외치며

그의 어머니를 포옹하는 순간

분명 그 어머니의

서운함이 잠깐 비친 표정은

아들을 둔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장가 가기 참 힘드네...

 

몇 년 후면

나도 겪을 일이겠지만

마음을 넉넉하게 갖는

내공을 쌓을 필요가 있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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