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조카 결혼식...
빼어난 미모가
유난스레 눈부시게 빛난다고 느낀 건
'팔은 안으로 굽는다' 때문만은 아니다.
그녀는 정말 예뻤다.
연세 세브란스 병원 곳곳에 붙어있는
화보의 모델이기도 한다니까
남들도 인정하는 미모임이 분명하다.
'내가 고모를 미워한 것도 아닌데
성격까지 고모를 쏙 빼 닮았어~'
예쁜 딸을 보내야만하는 서운함이 가득 배인
올케의 뒷말이 듣기 싫지만은 않은 건
내가 봐도 너무 예쁜 아이이기 때문이다.
은근 슬쩍 그 기준에 날 얹어넘기는 심뽀~ㅋㅋ
신랑이 ROTC출신인가?
군복 차림의 칼잡이(?)들이
신랑신부의 퇴장길에 2열로 늘어섰다.
관문을 통과해야만 끝난단다.
첫 관문에선
신랑 구두를 벗어
하객들에게 얻어 낸 용돈을 가득 채우란다.
'한 푼만 줍쇼~'
굽신거리며 돌아다니는
텔런트 유준상과 판박이인 연미복 차림의 신랑 너스레에
예식장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마지막 관문,
'신랑은
신부를 더 사랑하십니까~
어머니를 더 사랑하십니까?'
모두의 시선이 신랑의 입으로 모인다.
옆자리에 앉은 아들넘들에게 잽싸게 물었다.
"얘~
너희들은 저럴 경우
뭐라고 대답할거냐?'
큰 넘은 빙그레 미소만 지은 채 날 바라본다.
'이궁~
울 엄미는 증멀 못 말려~
딱 그 표정인 게 분명하다.
둘째와 시선이 마주쳤다.
"엄마~!
저런 땐 무조건
여자를 사랑한다고 대답해야 한댔어."
이런 싸가지...
"뭐?
누가?
왜? 뭐땜시??"
"울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엄마는 아들을 이해해도
마누라는 이해 못하니까
무조건 여자를 좋아한다고 답하라던데..."
이런...쓱을 넘...
선생님 말씀을 그렇게도 잘 기억한다면
공부도 전국 수석은 해야하지 않냐??
결국
신랑은 큰소리로
'신부를 더 사랑함돠~'라고 했다.
곧바로
벌칙이 내려졌다.
신랑은 '전 불효자입니다'를 세 번 외치고
오리걸음으로 어머니께 기어가 사죄하라는...
신랑이 '어머니~!
죄송합니다~사랑합니다~'를 외치며
그의 어머니를 포옹하는 순간
분명 그 어머니의
서운함이 잠깐 비친 표정은
아들을 둔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장가 가기 참 힘드네...
몇 년 후면
나도 겪을 일이겠지만
마음을 넉넉하게 갖는
내공을 쌓을 필요가 있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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