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자작글-

가을 사랑

이쁜꽃향 2008. 11. 2. 18:33

가을이 좋다.
 
더웁지도 춥지도 않은 계절
아스라한 추억들이
한꺼번에 새록새록 돋아나오는 계절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으며
사색에 잠기기에 딱 좋은 계절
 
하루하루 조금씩
형형색색으로 물들어가는 나뭇잎들도
바삭거리는 발 아래 깔린 낙엽의 감촉도
바싹 말라버린 억새풀조차도
모두가 아름다움이란 이름으로
새로이 태어나는 계절
 
그래서 가을만 되면
몸부림치듯 산을 찾는다.
여름내내 손꼽아가며
벼르고 별러 만난 가을인데
가만히 있는다는 건
유난히 짧은 가을을 맞이하는
바른 예의가 아니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이쁜 길을 만날 땐
숨겨진 보물을 찾은 듯 탄성을 질러대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발자취가 만들어 낸
잘 다듬어진 숲 속 오솔길에
행여 질세라 서둘러 흔적을 남기려
발길을 옮긴다.
 
아...
너무나 이뿌다...
산행도 마음에 맞는 동무나
사랑하는 이와 함께여야
행복이 배가 된다...
그런 점에서 늘 아쉽기만 하다...
어쩌랴...
이나마도 감사해야지...
 
산을 반기며
가을을 즐기며
느릿느릿 탐닉하듯 산행하는 내 눈엔
목숨 걸고 달리듯 산행하는 이들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
주변이 이리도 아름다운데
마치 촌각을 다투듯 서둘러 갈 필요가 있을까...
 
'어머나~~!!
여~~태 날 기다리는라
단풍도 들질 못했니~~'
 
이따금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이쁜
나무를 붙잡고 애교를 떠는 내 모습에
동행하는 이가 배를 붙잡으며 쓰러진다.
일명 '기우제'의 하나이다..ㅋㅋ
 
웃고 떠들다 보니
어쩐지 발바닥 감촉이 수상쩍다.
아뿔싸!!
기어코 등산화가 말썽을 부리고 말았다.
사 놓고 몇 번 신지도 않았는데
아줌마가 세탁하면서
빡빡 심하게 밀어버렸나...
바닥이 낼름 혀를 내민 형상이다.
 
쪽 팔려서 이대로는 못가...
 
비닐봉지를 신고 가란다...
내 발이 쓰레기라더냐...ㅜ.ㅠ
급히 후배에게 SOS를 청하니
주변에 칡넝쿨을 찾아
칭칭 동여매란다...
난...
칡넝쿨이 언떤 건지를 모른다...
어쩌라공....
다행히도 동행이
영락없이 신발끈과 비슷한 칡넝쿨을 찾아
신발 신은 발을 통째로 감아준다.
내장산 가기 전에
이 꼴을 당했으니 천만 다행이지 뭔가...
 
다음 주엔
내장산을 만나러 가기로 했다.
여덟 봉우리인가를 지나야 한다는데
벌ㅆㅓ부터 마음이 설렌다...
 
산악인은 아니다.
단지
가을이 좋고
산이 좋아서
산이 거기에 있기에
그 산을 오를 뿐이다...
 
내 힘으로
가고싶은 곳엘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크나큰 행복인가!
 
가을이다...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사 랑 해 요 !! - 고은희 & 이정란 떨어지는 낙엽들 그사이로 거리를 걸어봐요 지금은 느낄 수 있어요 얼마나 아름다운지 돌아보면 아쉬웠던 순간이 너무도 그리워요 이제야 느낄 수 있어요 얼마나 행복했는지 사랑해요 떠나버린 그대를 사랑해요 회색 빛 하늘아래 사랑해요 그대모습 그리며 사랑해요 아직도 내 마음은
 
그리움이 쌓여 가는 거리를 나 홀로 걷고있죠 가로등 불빛이 너무도 차갑게 느껴져요 돌아보면 걸어왔던 발자욱 하나둘 지워질 때 이제야 느낄 수 있어요 얼마나 행복했는지 사랑해요 떠나 버린 그대를 사랑해요 회색 빛 하늘아래 사랑해요 그대모습 그리며 사랑해요 아직도 내 마음은

 

오늘의 명언 최고가 되려고 한다면, 첫째도 연습, 둘째도 연습이다. 당신이 연습 없이도 이기리라 생각하는 순간, 당신은 이미 지기 시작한 것이다. -파마보 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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