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자작글-

내 아들아...

이쁜꽃향 2009. 1. 13. 21:11

    • 찬바람이 매섭게 느껴지는 밤이구나. 훈련소의 밤은 어떤지... 썰렁하게 빈 방에 들어와 너랑 서로 차지하겠다고 덤비던 컴앞에 서서 울 아들넘이 좋아한다는 소희의 얄미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그만 울컥 눈물이 터지고 마는구나... 사람이 든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금방 표가 난다더니... 전혀 입대하는 녀석 답지않게 태연했던 너의 속 깊은 행동에 이 어미의 마음 한 켠이 얼마나 저려왔는데... 저녀석...심란한 마음일텐데 전혀 내색을 않네... 엄마가 우는 걸 넌 싫어하지... 그런데 어쩌냐... 못 생긴 네가 추위에 낯선 곳에서 훈련에 힘겨을 내 아들 생각에 자꾸만 눈물이 흐르는 걸... 아~기숙사 들어갔다고 생각해~ 어차피 방학 때만 만났잖아... 그렇게 생각할려고 애 썼어. 그런데... 그런데 막상 통화도 안된디고 생각하니 이제 서서히 실감이 나나보다... 네 형아 군대 보내놓고 엄마가 얼마나 울면서 보냈는지 넌 기억하니... 어느새 십여 년이 다되었는데, 둘째라서 그래도 좀 낫다 생각했는데 이 방안에서 냄새 폴폴 풍기던 네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는구나. 한 번도 네가 딸이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못했었는데... 오늘은 정말 절실하구나... 딸이었으면 군대 안가도 되는 것을... 누가 보상해주지도 않을 이십개월. 그 귀한 젊음의 시간을 허리를 싹둑 자르다니... 인혁아... 내 아들아... 부디 몸 조심하고 감기 조심하길... 어젯밤 잠도 설쳤을텐데... 사랑한다... 사랑한다...내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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