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자작글-

3소대 40번 김인혁 ...내 소중한 아들아!

이쁜꽃향 2009. 1. 19. 00:01

아들아~!

네 입고 간 옷이 택배로 배달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철렁하는 심정 어찌할 수 없었단다.

직원들과 신년 회식이 있어 음식점에 앉아있으면서도 마음은 이미 경비실에 가 있었구,..

내 안색을 살피는 경비실 아저씨 눈길을 피해 돌아서면서부터 눈물이 쏟아졌다.

옷가지를 주섬주섬 풀어헤치니 예상대로 편지가 있더구나.

봉투에 정식으로 담겨진 편질 보며 세상 참 좋아졌단 걸 느꼈다.

네 형아는 내의 속에 든 사각 종이에다가 몰래 급히 휘갈겨 쓴 편지를 넣었었는데 말이다...

 

울면서 편질 읽다가, 첫번 째 줄을 읽는 순간 그만 실소를 터뜨리고 말았구나.

이런...역쉬나 너다운 표현이다...

하루도 안 지났는데 뭔 편지를 쓰라하니 쓸 말도 없는데, 딱히 할 일도 없어서 억지로 쓴다고??

에라이~~쓱을*아...

'옆에 있는 애들은 길게 쓰는데 넌 이과라서 글솜씨가 없으니 ...'그래, 그렇다치고 이해하마!

그런데, 네가 하고 싶은 말은 박스에 써있다길래, 시력도 좋지않은 이 어미가 옷 박스를 앞,뒤,옆 뒤집어가며

얼마나 샅샅이 뒤진줄 알어? 대체 어디에다가 뭔 말을 써 놓았길래, 안 보일까...하구선...

편질 마저 읽고나서 다시금 상자를 꼼꼼이 뒤집어가며 살펴보니...뭐시라...군대에서 인쇄되어진 그 글을 말한 거였니?

아버지, 어머니 잘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꼭 필요한 아들이 되어서...란거??난 니가 뭘 써 놓은 줄 알았다 , 이 감자야!

어쨌거나, 못 쓰는 필체로 분명히 '꼭 필요한 아들이 되어 갈께라'라는 말 지키리라 믿는다.

엄마가 슬퍼할까 봐 마음 써가며 쓴 편지, 비록 짧은 글이지만 몇 번이고 내 아들 바라보듯 읽고 또 읽었구나.

엄만 믿는다. 내 아들은 어디에서건 잘 적응하리라고...^^

널 생각하며 엄마도 올 한 해 더 열심히 살거야.

새로운 친구들과도 잘 사귀고, 건강하게 힘차게 생활하길 기원할께.

사랑한다, 내 소중한 아들 인혁아!!

날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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