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자작글-

보이스 피싱 때문에...

이쁜꽃향 2009. 8. 4. 17:43

그대의 강


이넘의 사무실은

아침부터 정신없이 바쁘기만 하다.

게다가 민원 전화는

시도 때도없이 걸려 오니

업무와 겹쳐 스트레스 만땅이다.

 

내 책상의 전화는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다.

이 모두가

새로 도입한 '장기요양보험 제도' 때문이다.

이 북새통에 여전히

연거푸 울려대는 전화...

거칠게 수화기를 들었다.

 

'서울지방경찰청 범죄 수사과

000 경장입니다.'

 

뭐시라!!!

서울지방경찰청???

이 바쁜 통에 또 보이스피싱인겨?

오냐~

너 잘 만났다!!

 

다짜고짜 언성부터 높였다.

'야~!

경찰청? 웃기지 마!

너, 보이스피싱이지??'

 

'아닙니다.

지금 수사 중이오니

협조 바랍니다~'

 

'어쭈~놀고있네~

수사 좋아하네~

야 인마~

너 이름과 소속

정확하게 다시 밝혀봐.'

 

'서울지방경찰청

범죄수사과 000경장이라니까요.

수사 협조 바랍니다~'

 

'야~!

내가 어려서

울 아빠가 파출소 소장이라

경찰서 안마당에서 자랐거덩~

어디서 사기칠려고 해~

 

안 그래도

울 언냐가 며칠 전에

너같은 사기꾼에게 당할 뻔했다고~

이게 어디서 뻥까고 있어!!'

 

상대방도 열불 나는지

음성이 높아졌다.

'보이스 피싱 아니라니까요~

이건 정말 수사 중이라구요~'

 

'수사 좋아하네~

어디서 사람 깐보고 있어~'

말허리를 뚝 잘라서

지금껏 쌓인 스트레스를

몽땅 퍼부어댔다.

너 오늘 임자 만났다!!

 

한참을 언성을 높여

옥신각신 주거니받거니...

'울 언냐도

며칠 전에 너같은 넘한테

열라 열 받았다니깐~

내가 속을 줄 아냐???'

 

수화기를 막 놓으려는 찰라...

 

'전남 도청 00과

0주사님 아니신가요?'

경찰이란 그 남자가

화급한 목소리로 묻는다.

 

얼래래??

요즘의 보이스피싱은

개인 신상도 모두 끼고 한다더만

그말이 진짠가 보네??

 

'야!

너 어떻게

내 신상명세를 꿰고 있어?

바른대로 말 안해??'

 

'정말 경찰 맞다니깐요~

08년도 00사건 수사 중입니다..

 

헉!!!

이렇듯 정확하게 알고 있는 걸 보니

정말 경찰인가 보네...

 

내 담당이 아닌 사건이라서

그 담당 연락처를 알려주겠다 했더니

조심스레 경찰이 하는 말...

 

'저...

그 담당자에게

전화 한 통만 해 주시겠습니까...

요새...보이스피싱 때문에

정말 수사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제발 ...

전화 좀 받아달라고 해 주실래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더니...

 

그넘의

보이스피싱 때문에...

첨부이미지

    후배가
    침 튀기며 열변을 토하는 그 순간
    나는 배꼽 빠지는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