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자작글-

아들아~!사랑하는 나의 소중한 희망아...

이쁜꽃향 2009. 12. 23. 20:13

 

 아침에 역전에 배웅할 때까지만 해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아직도 어설픈 군복 차림에

걱정 말고 어서 가시라고 손사레를 치는 널

제대로 역사에 들어가는 걸 보지도 못한 채

곧장 출근하여 잠시 업무지시를 하고

회의참석을 위해 광주로 달려가느라

바빠서 그랬나...

아무렇지도 않았었는데...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에 아무런 생각도 들질 않았는데...

 

퇴근하여 현관을 들어서니

텅 빈 거실에

반갑게 나타난 우리집 귀염이 히로...

 

예전 같으면 번쩍 안아

즐겁게 뽀뽀하며 웃었을 걸...

 

웬지

뎅그마니 비어버린 듯한 집에서

폴폴 풍겨오는 퀴퀴한 아들 냄새...

 

그래...

내 아들이

어제까지 시시덕거리던 내 아들이

오늘은 가 버리고 없구나...

 

갑자기 눈물이 솟구쳤다.

일에만 열중하느라

부족한 어미였던 내게

너희들은 과분한 선물이었어,,,

 

엄살 심한 날라리 어미를

고스란히 받아주는 늠름한 아이...

'엄마!

그 옷차림으론 추우니깐 그냥 자고 있어.

내가 내려가서 가져올테니...'

극구 만류하며 날 재우고

무거운 김치통을 혼자 들고 올라 온 내 아들이

어느새 훌쩍 청년이 되어버렸구나.

 

한참을 울고 나니

마음이 좀 가라앉네...

 

사랑하는 내 아들아!

어디에서건

긍정적인 사고를 지닌 너니깐

누구에게든 좋은 사람이 될 거라 확신한다.

 

오두마니 앉아 

갑자기 엄습하는 슬픔에 젖어

문득 내 엄마를 떠올렸단다.

내 엄마도

우리가 함께 있다가 한꺼번에 훌쩍 떠나버리면

이렇게 허전하셨을테지...

 

오늘밤은

내 엄마도 그립고

내 아이들도 보고싶다.

 

사랑하는 내아들아~~!

다음 휴가때엔

엄마가 엄마 노릇 제대로 하도록 할께...

 

항상

건강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