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앙코르와트’의 유적들.
한 번쯤은 가 보고 싶었던 곳...
그래서 일상을 훌훌 털고 떠났다.
미지의 세상에 또 하나의 내 발자욱을 남겨보고 싶어서.
기후적 특성으로 캄보디아는 지금이 우기인 데에다
느닷없이 스콜(갑작스레 퍼붓는 열대지방의 소나기)이 시작되니
늘 우산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도착한 날부터 날마다 비가 내렸다...ㅜ.ㅠ.
덕분에 덜 더웠지만 사진은 모두 흐릿하게 찍혔다.
이 글은 여행기를 쓰고자 함은 아니다.
여행기야 인터넷 뒤지면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사진들을 곁들여
장황하게 소개해 놓은 것들이 많으니까...
캄보디아에서 4일간
내가 보고 느낀 것들 위주로
써 내려 가고자 한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첫 날부터 봉사활동이 잡혀 있다.
여행 목적의 일부가 ‘다문화연수’이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다일공동체’에서 운영하는 ‘밥퍼’ 봉사단에 합류하여
400여명의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해 점심을 배식하는 일.
냉장고는 커녕 선풍기도 없는 곳..
날마다 40도를 오르내리는 지역이라는데....
4계절 가운데에서 가장 싫어하는 계절 여름에 뜨거운 밥을 푼다.
극기 훈련이 따로 없다.
행주를 주는데, 걸레랑 별반 다를 게 없다.
씻는 물이 황토이고, 어설프게 만들어진 식탁이나 의자도
찌든 때가 덕지덕지...더..러..워..라..
그 열악한 환경에서도 아이들의 표정은 해맑기 그지없다.
하루 한 끼로 겨우 떼운다는데
그나마 다일공동체에서의 점심 배식이 전부란다.
신발 신은 아이는 보이지 않는 것 같고,
상의를 입지 않은 아이들이 절반 이상이며
입고 있는 옷들은
아마도 여기저기서 후원받은 구호물품임에 틀림없다.
우리가 보기엔 잠옷이 최고의 패션이었다.
가이드의 말로는‘강남성심병원’ 환자복을 입고
자랑스레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우리네 오륙십년 대 풍경이 저러했을까...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내내 그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참담함...
주걱 든 내 폼이 주방에 어울린가??? 우리 엄마가 살아 계셨더라면 한마디 하셨으리라...집에서나 그렇게 잘하지...
안에서 샌 바가지, 밖에 나간들 온전하랴...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쌀 한 톨도 이 아이들에겐 생명줄인 걸 깨달으면서
아침에 잔뜩 남기고 온 호텔의 조식이 떠올라 반성하며,
하얀 비닐봉투를 서너개씩 들고 와서 밥 한 주걱만 더 달라고 내밀며
길게 줄지어 선 서너살짜리 아이들을 보다가 참고 참았던 눈물,
끝내 터지고 말았다.
너무나 처참하여 서 있을 수가 없어 구석으로 가서 얼마나 울었는지...
400여명의 아이들에게 배식하고 나니 한차례 폭풍우가 지나간 듯 허리, 다리가 뻐근하다.
아마...나의 삶에서 상대적 행복지수(?)를 최고로 높게 만들어 준
쇼킹한 사건이었다.
캄보디아는 수돗물도 이런 황토색 물이다.
그래서 물을 사 먹어야만 한다. 물론 호텔에서 제공해 준다.
이슬비가 뿌려서 사진을 제대로 찍지를 못했는데,
아주 허술한 배를 타고 마지막 날 다녀온 톤레샵 호수와 수상촌은 생활 하수가 흘러 들어간 듯한
이상한 물냄새-소변 냄새 같은-가 속을 역겹게 했다.
비위가 약한 내겐 최악이었다...
가는 곳마다 ‘Give me one dollar'를 외우며
돈을 줄 때까지 따라 붙는 너무나 불결한 모습의 불쌍한 아이들.
‘기브 미 쵸콜렛~’하며 미군들을 쫓아다녔다던
우리나라 오륙십 년대의 풍경도 저랬을까...
아~! 생각만 해도 창피하고 처참하고 부끄럽다...
그 미군들이 그 모습을 얼마나 한심하게 바라보았을꼬...
가여운 아이들의 맑고 투명한 눈을 보면 안쓰럽기 짝이 없다.
뭔가 사주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동정심이 들다가도
아이들을 이용한 어른들의 삶의 방식이 눈살을 찌푸리게도 만든다.
게으름...가난의 원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20여년 동안의 길고 긴 월남 전쟁 때에 전쟁을 피해온 난민들이 인접국가인 캄보디아로 많이 모여들었다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수상가옥의 주민들은 베트남 난민들이란다.
물고기를 잡거나 관광객들에게서 구걸을 해서 연명을 하다 보니 눈뜨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애처롭기 그지없다.
비를 철철 맞으며 구걸하는 3-4살의 아이들까지
지금도 떠오르는 그들의 모습들이 안쓰러워 맘이 아프다.
저 물 위에서 씻고, 싸고(?), 생활하며
그 물을 먹고 자라는 물고기를 잡아 먹으며 살고...
톤레삽 호수는 캄보디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길이가 무려160km, 너비가 36km에 이른다.
건기에는 3,000km2의 면적에 수심 1m 정도를,
수도인 프놈펜과의 주요 수로로 이용되며, 호수 주변의 다섯 지방과도 통한다.
요즘에는 관광산업이 많이 활성화되어 프놈펜과 씨엠립 사이에
보트로 여행하는 코스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내겐 캄보디아라는 곳은 전반적으로,
가엾고 , 안타깝고 , 가난한 곳으로 뇌리에 콱 박혔다.
가난하면서 아이들은 왜 그다지도 많이도 낳았는지...
지저분하고 좁은 방에 그야말로 북적북적...
8학년이라며 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열두살짜리 작은 체구의 남자애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눈빛이 살아 있던...
안마를 해 주며 팁을 줄 때까지 기다리던...
감사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깨닫고 온 여행길
인간의 능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앙코르와트 유적들에서 기묘한 돌덩이들을 보며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란 말이 실감이 났다.
어떻게 조각하고
저렇게 쌓을 수 있었을까???
여행길에서도 행복하자, 행복하자~·
작년 이 맘 때 쯤, 대만 여행길에서 마주친 친구~!
잘 사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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