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자작글-

엄마...가슴 저리도록 아픈 그 이름...

이쁜꽃향 2010. 1. 31. 23:23

      드라마를 보다가
      갑자기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나서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자식 사랑이 유난하셨던 내 엄마...
      처녀 적에 손 끝에 물 묻히고 살면
      시집 가 고생한다며 일 못시키게 하신
      아버지의 극진한 딸 사랑에
      병약하셨던 엄마의 일상은 더 고달프셨지...
      난 정말 못된 딸이였나...
      늦게까지 공부한답시고 굳은 일은
      모두 엄마께 떠 넘기고,
      엄마의 노년이 그저 당연한 거라 여기고
      엄마도 여자시란 걸 망각하고 살다니...
      어느날 갑자기
      감기로 시작된 엄마의 마지막 길...
      그 길로 돌아가실 거라 생각되었다면
      내가 후회할 짓은 하지 않았을까...
      좀 더 다정하게 신경 썼을까...
      고열로 탈진하신 엄마가
      일어날 기력이 없으셔셔 옷에다 소변을 보셨을 때
      난 화를 버럭 냈었다...
      이게 뭐냐고...
      이젠 별 짓 다 하신다고...
      난 엄마가 갑자기 치매 시작이신 줄 알았다...
      평소에 다 해도 치매는 하지말라고
      난 그런 엄만 못 본다고 했던 못된 딸...
      아무 말없이 촛점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시던 엄마 모습에
      함부로 내뱉은 내말에 급격히 밀려오는 후회
      부랴부랴 롯데마트에 가서
      성인용 팬티기저귀를 한 통 사왔다.
      '엄마, 소변 보고싶으면
      억지로 일어서려 말고 그냥 기저귀에다 봐~
      이건 성능이 좋은 거라 축축하지않대...'
      그렇게 말하는 내 가슴이 어찌나 아려오든지...
      그 기저귀를 몇 개 쓰시지도 못하고
      엄마는 병원으로 입원하셨고
      돌아가신 후
      그 기저귀를 태우면서 통곡을 하고야 말았다...
      불효를 용서해 달라는 말씀도 차마 드리질 못하고
      사랑만 해주셔서 감사했노란 말도,
      내 아이들 키우시느라 고생하셨단 말씀도
      고맙다는 말씀도 드리지 못한 채
      그렇게 엄마를 허망하게 보내버리고 난 후
      내 일상은 엉망이 되고 말았다...
      밤마다 가슴을 쥐어뜯으며 우는 날 보며
      인혀기가 울며 한 마디 했지...
      '그러길래, 살아서 잘 해 드리라했잖아...'
      이 어미의 가슴에 못 박을 소릴 하는 아들넘에게
      내가 무슨 할 말이 있으랴...
      '외할머니는 엄마가 많이 미웠을까...?'
      울어서 퉁퉁 부은 눈으로 중얼거리는 내게
      '아니야, 외할머니도 엄마 마음 다 알아.
      언젠가 그러셨어.
      엄마 마음 다 안다구...'
      엄마가 외할머니께 짜증을 부릴 때면
      네가 중간에서 외할머닐 위로했다는 걸
      못난 이 어미도 잘 알고 있지...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아리단 말을
      처음으로 깨닫게 된 엄마와의 이별은
      5년이 넘도록 날 방황하게 했다.
      슬픔에 싸여 밤마다 통곡할 적에
      그 어떤 것도 위로가 되질 않았다.
      다만...한 마디씩 던져
      내 가슴을 아리게 하면서도 곁을 지켜 준
      사랑하는 내 아들 인혀기...
      그런 땐
      차라리 홀로 있게 두는 것이 나을 거 같아
      바라보고만 있었다는 남편을 난 이해할 수 없다.
      아니, 용서할 수 없다.
      이젠
      6번째의 엄마 기일이 다가 온다.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는 내 엄마...
      이 즈음이면 나도 모르게 슬픔에 잠기게 됨은
      아마도 당신을 잊지말라는 엄마의 마음이실까...
      고생만 하시다 가신 당신의 삶을 기억해 달라는
      엄마의 간절한 그리움일까...
      '금쪽 같은 내새끼'라고 표현하시던
      엄마의 극진한 사랑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하여...
      지금까지도 엄마를 떠올리면 눈물부터 솟는다.
      물질적으로 할 도리는 다 했다고 교만했던
      나를 뼈저리게 반성하며
      소리 내어 엉엉 울다가
      이렇게 글이라도 써야 좀 가라앉는다.
      엄마...
      가슴 저리도록 그리운 그 이름...
      오늘밤엔 오시려나...
      살아 생전의 자식 욕심대로라면
      앞장 서서 자식 앞길 보살필 우리 엄마신데...
      오시면 꼭 말씀드려야지...
      엄마가 계셔서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른다고...
      정말 사랑한다고...
      보고싶은 엄마...